2018.05.03 15:00:00 이현우 기자
돌아온 강정호는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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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LB.com]

[사진=MLB.com]

 

지난달 2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2016년 12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가 미국 취업 비자를 발급 받았다.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지 약 1년 반만에 나온 취업 비자다. 이로써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강정호가 저지른 세 차례의 음주운전과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말이 얼마나 잘못된 행위였는지에 대해서는 지난 글(링크)에서 얘기한 바 있다. 이 글에서는 '야구선수 강정호'가 앞으로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지에 대해서만 다뤄보려고 한다.

 

미국에 입국한 즉시 사무국이 부과한 음주 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한 강정호는 지난 2일 플로리다주 브랜든턴에 마련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확장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피츠버그 감독 클린트 허들에 따르면 강정호의 복귀 시점은 약 30일 뒤가 될 전망이다.

 

허들 감독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강정호가 정상적으로 송구하고, 뛰고, 스윙을 할 때까지는 어떤 경기에도 나서게 하지 않을 생각이다. 구단은 그를 계속해서 관찰할 것이며, 몸상태에 맞춰서 다음 단계로 진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그는) 그라운드 훈련을 시작했을 것이다. 스프링캠프처럼 30일 안에 복귀 준비를 마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는 강정호의 미국 비자 발급 사실이 알려졌을 무렵 예상보다 훨씬 빠른 복귀 시점이다.

 

Emotion Icon 직전 시즌 1경기도 뛰지 않고 이듬해 복귀한 타자들의 사례

 

강정호는 지난겨울 피츠버그 구단의 주선으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열리는 윈터리그에 참가했다. 그러나 타율 0.143 1홈런 31삼진에 그치며 24경기만에 방출된 바 있다. 강정호가 뛴 아길라스 구단 매니 악타 감독은 "낯선 외국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을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한 시즌을 통째로 쉬는 바람에 실전 감각이 무뎌진 것 역시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리가 없다. 따라서 강정호의 복귀 후 성적을 예측하기 위해선 마이너리그 경기를 포함해 직전 시즌에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의 사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0년 이후 직전 시즌에 한 경기도 뛰지 않고 이듬해 복귀해 풀 시즌을 소화한 선수로는 짐 에드먼즈와 새미 소사,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있다. 

 

에드먼즈는 2010년 복귀해 타율 0.276 11홈런 23타점 WAR 2.4승을, 소사는 2007년 복귀해 타율 0.252 21홈런 92타점 WAR 0.3승을, 로드리게스는 2015년 복귀해 타율 0.250 33홈런 86타점 WAR 2.7승을 기록했다. 셋 모두 생각만큼 나쁜 성적을 거두지 않았다.

 

[자료] 2000년대 이후 직전 시즌 1경기도 뛰지 않고 이듬해 복귀한 세 타자의 성적 변화(기록=Baseball-Reference) [자료] 2000년대 이후 직전 시즌 1경기도 뛰지 않고 이듬해 복귀한 세 타자의 성적 변화(기록=Baseball-Reference)

 

이들의 특징은 한 시즌을 통째로 쉬기 전 해보다 복귀 후에 오히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단, 그전에 고려해야 할 점도 2가지 있다. 첫째, 이들은 젊은 시절 메이저리그 TOP급 기량을 과시한 타자들이다. 두 번째가 더 중요한 데 에드먼즈를 제외한 2명이 '약쟁이'라는 점이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선수의 노화로 인한 기량하락을 억제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은 여러 사례를 통해 검증됐다. 따라서 이들의 복귀 후 활약을 '약'과 연관짓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하지만 강정호에게도 이들보다 우월한 점이 없지는 않다. 

 

바로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다. 에드먼즈(40세) 소사(38세) 로드리게스(40세)가 모두 만 40세에 가까운 나이에 1년을 쉬고 복귀한 반면, 강정호의 나이는 아직 만 31세에 불과하다. 동체시력이나 운동신경 등 신체적인 면에서 적응이 훨씬 수월할 수밖에 없다.

 

Emotion Icon 강정호의 복귀 성공 가능성, 생각보다 높아

[자료] 2015~2016시즌 200타수 이상 기준 메이저리그 전체 포심 패스트볼 상대 타율 및 장타율(기록=Baseball-Savant) [자료] 2015~2016시즌 200타수 이상 기준 메이저리그 전체 포심 패스트볼 상대 타율 및 장타율(기록=Baseball-Savant)

 

강정호는 그를 둘러싼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126경기 15홈런 58타점 타율 0.287을 기록하며 NL 신인상 3위를 차지하고, 이듬해에는 103경기 21홈런 62타점 타율 0.255으로 한 단계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한 선수다.

 

강정호가 탁월한 신체능력을 지닌 선수라는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특히 2015-2016시즌 포심 패스트볼을 상대로 타율 0.383 장타율 0.696을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200타수 이상을 소화한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과 두 번째로 높은 장타율이었다. 

 

패스트볼을 잘 친다는 것은 메이저리그 적응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박병호 등 메이저리그 적응에 실패한 타자들은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 컸다. 하지만 패스트볼을 치는데 요구되는 동체시력과 반사신경은 노력이 아닌 재능의 영역이다.

 

재능만큼은 타고난 선수인 만큼 강정호가 복귀 첫해 예상을 깨는 활약을 펼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피츠버그가 음주운전 사건으로 1년 넘게 비자가 거부되는 상황에서도 강정호와의 연락을 유지해왔던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가 저지른 죄와는 별개로 강정호가 야구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은 편이다. 물론 잃어버린 팬들의 신뢰를 되찾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 이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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