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7 13:30:00 최승표
[일구이언 14] "많이 맞을수록 가능성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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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맞을수록 가능성은 커진다."

 

어제(5월 16일) 있었던 에인절스와 애스트로스의 경기 3회. 오타니 선수의 배트에 맞은 파울팁 타구가 필딘 컬브레쓰 주심의 마스크를 그대로 강타했다. 컬브레쓰 주심이 순간적으로 몸의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자 휴스턴의 브라이언 멕켄 포수가 몸을 잡아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심판의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한동안 경기는 중단되었고 심판진과 의료진의 협의 끝에 결국 컬브레쓰 주심은 대기심으로 교체되었다. 

 

 

풋볼이나 복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는 있지만 야구도 일상적으로 뇌진탕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스포츠다. 선수와 선수간의 충돌도 간간히 일어나고 특히 빠른 파울팁 타구는 포수와 심판의 머리를 늘 위협하고 있다.

 

[사진=NFL.com] [사진=NFL.com]

 

실제 많은 포수들이 파울팁 타구로 인한 뇌진탕 후유증으로 경기력 저하를 보여주곤 했다. 미네소타의 간판 타자인 조 마우어 선수는 파울팁 타구로 인한 뇌진탕 후유증으로 공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 증상이 가끔 일어난다고 고백했다.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매시니 감독 역시 선수시절 포수를 보며 누적된 뇌진탕 후유증 때문에 은퇴를 앞당길 수 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사진=MLB.com] [사진=MLB.com]

 

포수에게 일어나는 이런 증상들은 주심에게도 같은 위험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작년(2017년) 4월 14일 베테랑 심판인 데일 스콧씨는 볼티모어 마크 트럼보의 파울팁 타구에 맞고 그라운드에 쓰러지고 말았다. 데일 스콧 심판은 남은 시즌 동안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못했다. 앞선 5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뇌진탕 진단을 받은 데일 스콧 심판은 의사의 권고를 받아들여 은퇴를 결심했다.

 

[사진=최승표 님 제공] 데일 스콧 심판 [사진=최승표 님 제공] 데일 스콧 심판

 

18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심판으로 활동하고 2001년에 은퇴한 그렉 보닌씨 역시 마지막 세 시즌 동안 세 번의 충격적인 파울타구를 맞고 뇌진탕 후유증을 겪었다. 파울 타구를 맞은 후 보닌씨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경기장에 늦게 도착하는 등 이상증상을 보였고 결국 이른 나이에 은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렉 보닌씨는 이따금씩 차에 멍하게 앉아 있곤 한다. 순간적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까먹는 기억상실증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진=컨커션 영화 포스터] [사진=컨커션 영화 포스터]

 

뇌진탕의 후유증은 격렬한 충격이 다반사로 일어나 오래 전부터 논쟁이 되고 있는 풋볼 선수들을 통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뇌에 구조적으로 변화가 일어나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자살충동 등에 시달리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종종 소개되고 있다.  

 

데일 스콧씨는 3명의 전문의에게 계속 심판을 볼 경우 벌어질 수 있는 장기적인 후유증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의사들은 '더 많이 맞을 수록 뇌진탕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의견을 전했고 스콧씨는 미래의 삶을 위해 자신의 천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사진=최승표 님 제공] [사진=최승표 님 제공]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도 심판의 뇌진탕 관련 지침을 별도로 마련해 공개하고 있다. 그만큼 심판이 뇌진탕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한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지침에는 땀으로 인해 패드의 충격흡수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헬멧과 마스크를 자주 교체해야 한다는 등의 뇌진탕을 예방하기 위한 행동수칙과 뇌진탕이 의심될 때 취해야 할 프로세스들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주심이 포수의 뒤에 자리를 잡고 심판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 크고 작은 충격을 피할 방법은 없다. 메이저리그 심판을 위한 의료자문을 맡고 있는 스테픈 에릭슨 박사도 '심판이 경기장에 있는 한 뇌진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래서 이 문제는 방을 위한 사전적인 노력만큼이나 사후적인 지원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사진=MLB.com] [사진=MLB.com]

 

일각에서는 주심이 파울타구에 맞는 횟수를 기록해서 일정 횟수를 초과하면 경기에서 당분간 배제한다든지, 한 경기에서 파울타구를 여러 차례 맞게 되면 대기심으로 바꿔준다든지 하는 등의 제도를 제안하기도 한다. 

 

일단 메이저리그는 뇌진탕 후유증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심판을 위해 장기 장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수준이 그 사회의 수준이라는 말이 있듯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을 세심하게 돌보려는 노력이 결국 야구계 전체의 발전과 연결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참고기사-MLB Umpire Dale Scott Retires Rather Than Risk More Concussions(링크)

 

* 최승표님의 코치라운드 (링크) 클릭! 

 

- 최승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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